[스크랩] 시각장애인과 잠깐 같이 걸었습니다
오늘 낮에 쥐띠방님들 몇이서 산행방 뒷풀이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나는 4 호선 수유역에서 열차를 탔다.
수락산역 3번 출구로 약속을 해서 노원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해야 했다.
노원역 가까이 전철이 움직여 갈때 웬 시각장애인여자분이 혼자말로
노원에서 내려 7호선 탈려면 더 끝쪽으로 가야지!
아주 큰 목소리로 말하며 차뒤쪽으로 주춤 주춤 걸어가 힘들게 문을밀고 다음칸으로 걸어갔다.
나는 노원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하려고 내려 계단쪽으로 걸어가다보니
아까 큰소리로떠들며 내앞으로 지나가던 그여자분이 걸어가고 있었다.
저~나도 7호선 타러 가는데 좀 도와드릴까요?
네! 고마와요..
아까 7호선 타신다고 말하며 가시는걸 봤어요..
아 그러셨구나 ..
고맙다며 그 여자분은 내팔을 자연스레 꼭 끼며 같이 걸었다.
나이도 나랑 비스듬해보여 난 넌즛이 말을 걸었다.
어데를 다녀오셔요?
아! 창동하나로마트 에 냉이도 사고 장보러 갔다와요.
네,댁이 어디신데... 가까운곳에서 사시지..
동네서사면 물건이 너무 안좋아요 냉이뿌리가 쎄고 억쎄고
바지락 넣어 냉이국 끓이면 얼마나 맛있어요...
계단이두곳 에스컬레이터가 두곳..
눈 멀쩡한 나도 복잡한 환승까지 하는 지하철로 장을 봐
남편과 아들 식구들을 위해 음식을 만든다는 그여자분의목소리는 세상
어느 엄마 보다 삶의 기쁨과 환희가 넘치는듯 맑았다.
고마왔어요...네, 조심해 가세요....
참 많은것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었다.
건강한 몸과 세상을 마음대로 볼수있는 눈을갖고도 부족하다 툴툴거리며
가족들위해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냐고 공치사 한적도 있던 내가
너무도 못나게 느껴지는 이시간 모두에게 감사에 눈길을 보내본다.
건강하게 날 이세상에 보내준 저세상에 계신 부모님과 내 가족들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