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시골참새
안뜰
2017. 4. 16. 11:26
50년대 말 즈음에 내가 자라던 농촌에는 참새가 유난히도 많았다
귀엽고 앙증스런 모습과는 달리 참새는 사람들이 애써 농사지은 나락이 주로 참새들의 먹잇감이 되었다
오전으로 공부가 끝나는 초등 일학년때는 학교에서 돌아오자 아버지는
"OO아 ! 너밥먹고 개울건너 논에 가서 참새떼 쫒고 와라"
"네에" 나는 개울 건너 논에 가는게 참 좋았었다
논과 밭들을 지나 징검다리로 건너는 개울 건너 우리집 논들에
노랗게 익은 벼이삭 들이 파란 하늘밑에 출렁이는 그모습은 혼자 감상해도 뿌듯하니 좋았다
빈깡통 몇개에 조약돌을 넣고 찌그려 긴줄에 장대를 세워 매달아 이쪽논에서 저쪽 끝자락 논까지 이어 놓은줄을
참새떼들이 몰려와 논에 앉으면 나는 줄끝을 흔들어주면 참새들이 후루륵 멀리 도망치듯 날아갔다
겨울에는 안마당 한편에 아버지는 싸리소쿠리 망안으로 모이를 뿌리고 방안까지 긴줄을 늘여 놓았다가
방유리창문으로 내다보다가 참새가 기어들면 줄을 잡아다니면 참새는 못 빠져나가 잡히고는했다
화롯불에 참새구이는 냄새부터가 엄청 좋았다
계집애들이 참새고기먹으면 접시를 잘깬다는데 하며 아버지는 화롯가에 떨어지지못하는 나에게
참새다리 한쪽을 건네주셨는데 고기 별로 않좋아하던 나도 참 맛있게 먹은 추억이
잊히지지 않는 어린날에 추억중 하나이다
요즈음은 먹거리가 넘쳐나는 세상이라 그런지 참새를 잡아먹는다는 소리는 들리지를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