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보리밭
안뜰
2017. 6. 25. 21:15
아침산책 후 집으로 오는
우이천길에서 햇보리 파는 여인네에게
올해 수확한 햇보리쌀 5k를 샀다
집에 남아있는 보리쌀이 있는데
햇보리쌀이란 말에 망서림 없이 난 보리쌀을 산다
보리쌀 사는 마음안에는 푸른 보리밭이 일렁이고 있다
고향집 바깥마당을 잇대어 누구집 보리밭이 먼곳까지 펼쳐있었다
단발머리 계집애들 너댓명이 숨바꼭질 놀이를 했다
뒤 돌아선 술레가 우리집 대문 한쪽에서 하나, 둘, 셋......
우리는 푸른보리키가 우리가슴까지 차오르는
보리밭 이랑길 사이로 엎드리며 뛰어 들어가 납작 업드렸다
보리이삭이 아직 패기전 푸른보리밭 안에 숨어들어 놀던 그날들
지금 고향에는 보리밭이 없다
그 계집 아이들은 모두 황혼의 모습이 되어
저 먼세상으로 아니면 이나라 어느곳에 산다고
바람결에 들었을뿐이다
보리밭으로 뛰어다니며 놀았고
보리쌀 한줌씩 각출해 사낭지 산 계곡에서
솥단지 걸어놓고 깡 보리밥 설끓여
결국 먹지도 못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어릴적 내동무들이 무척이나 그립다
그래서 오늘 내가슴도 청보리밭이 되어있는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