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사진

안반 과 떡메

안뜰 2018. 2. 1. 16:52


섣달입니다

곧 우리네 최고의 명절인 설이 멀지 않았구요

복지관에서 컴퓨터 공부 친구가 자기는 떡 안해? 하고 묻네요

아니 안해! 그렇게 대꾸를 하며 밖으로 나와 걷다보니 떡 방앗간이 보이네요

참새가 방앗간을 못 지나친다는 옛말처럼 나도 참새도 아니면서 떡집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늙음을 자인하며 쓴웃음 을 혼자 지어보며 지나칩니다

나이들수록 소화력이 약해지니 안돼하며 눈길을 돌리며 지나갑니다


유년의 추억속에 고향마을 에서는 설 앞두고는 이집 저집 동네에 매일이다시피

떡메치는 소리가 울려왔습니다 쿵딱!!쿵딱!!~~

오늘은 우리집 안마당에 아침부터 큰오빠가 안반을 어디선가 갖어 왔지요

아마도 그 안반과 떡메는 동네자산으로 서로 갖다쓰고는 한듯 싶어요

부엌아궁이 에서는 아침일찍부터 연신 장작불이 타오르고 시루에서는 뿌우얀 김이 부엌 가득히

마구마구 올라오며는 엄마는 긴 나무 막대를 솥에 넣어 쌀가루를 뭍여서 들여다 보고는 불을 끕니다


안 마당 한가운데에 놓인 안반위로 오빠가 무거운 시루를 들어다 팍 쏟았지요

쌀쌀한 한겨울의 우리집 마당에 수증기가 공중으로 마구 퍼집니다

동네 아재 몇 몇이 와 대기하고 있다가 두명씩 번갈아 떡메를 공중높이 들어 올렸다가는

딱! 하고 안반위로 내려 칩니다, 떡메가 올라가는 순간에 엄마와 올케언니가 번갈아옆에 있는 물그릇에서

손에 물을 뭍혀서 떡위에다 바르고 다시 또 공중르로 떡메가 올라가면 두사람은 떡을 요리조리 포개놓고는 합니다


어린 저는 참으로 신기하다 하며 바라다 보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엄마와 언니는 손 안다치고 저렇게 할수있을까?

내눈에는 꼭 엄마 손위로 그떡메가 내려칠가봐 조마조마한 구경거리가 끝이 났습니다

엄마와 언니는 떡을 두부모처럼 몇덩어리로 만들고는 동그랗게 비벼서는 오늘날 가래떡 처럼 만들었습니다

구슬땀 흘리며 떡메를 내리치던 아재들이 떡으로 막걸리로 목을 추길때 동생과 나는 떡 한덩씩 받아서 냠냠 먹었지요

 

그렇게 만든 떡국은 설날에 끓여 먹을때 너무 물러서 입안으로 입천정으로 마구 달라 붙었지만

그때는 그것도 참 맛있었지요

 떡국을 먹어야  나이 먹었다고 치던 그시절에 유일하게 맛있던 음식이 떡이  었지 싶네요

우리는 정월 한달 내내 떡을 먹으며 지냈지요

두부처럼 만들어 놓았던 떡을 얇게 썰어 화롯불에 구워서 조청을 발라먹던 그떡맛은

세상에 제일로 맛있던 어린시절이었습니다


60년대가 되어서 였나봅니다

웃동네 면사무소 가기전에 방앗간이 생기고 거기서 설이 되면 누구집도 흰떡을 뽑아오게 되었습니다

맨처음 그떡국을 먹을때는 모두들 "아이!떡국이 너무 질기네" 했지만

차차 그맛에 모두 길들여지고 다시는 두부모처럼 넓적한 떡을 화로불에 굽는일도 없어지고

 동그란 가래떡을  화로에 구워 먹고는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동네에서는 다시는 떡메치는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구요 ....

하지만 난 지금도 두부모 처럼 썰어 석쇠에 올려 굽던 그떡의 맛 을 생각하면 입안 가득히 침이 고여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