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또, 이별

안뜰 2021. 4. 20. 16:22

드디어 이번엔 형부가 돌아올수없는 먼길로 떠나셨다

그놈의 코로나땜시리 병원 문병도 한번못가고 이미생명의 온기는 사라진 영정앞에서

"엄마 절한번 더하셔야돼요"

제대로 절도 못하며 흐느끼는 나에게 딸아이가 나를 부추기며 말했다

 

형부는88세, 그리 아쉬운 나이는 아니지만 친정부모님을 선두로 큰올케언니, 큰오빠가

몇년전 가시고 이제 형부까지 가까운 사람들이 유명을 달리하는 슬픔을 접해야하는 시간들이

당연지사로 다가오고있다

 

난 유난히 형부가 아껴주던 처제였기에 이별의 비애가 가슴을 후벼오는 아픔에 지금도 눈물이 흘러내린다

단발머리소녀에서 칠십대가 되었어도 언제나 형부는 나에게나 처갓집 식구들에게 한결같은 정을 나누고 싶어했다

떠나가는 사람들은 사진한장으로 남아있고 가슴속에 남아있는 추억의 시간들은 우리 또한 이세상 이별하는 그순간까지

영원히 남아 남은자들에게 그리움의 추억으로 집안식구들이 모이는날에는 우리의추억속에서 소환되어 회자되고는 한다

 

언니,오빠둘이 나이차이가 많아  오빠,언니 올케언니 들 모여앉게되면 아무개가죽고, 죽은사람들얘기가 끝없이 펼쳐졌다

"아휴, 맨날 저얘기들이셔 ㅋㅋ"

동생하고 나하고는 마주보며 웃고는했다

허지만 이제 동생도 칠십줄에 들어서고 나도 언니오빠 흉보던 그심정이 이해되는 그나이줄에 서있다

한사람,한사람을 보낼때마다 이제 나도 죽음을 맞이하는자세를 갖고자 마음을 가다듬게된다

이제는 나도 빈마음으로 거의다 내려놓고 사는지 꽤 된것같다

 

전화속에 언니의목소리가 흔들려들린다

잘못한것들만 생각난다고....

심근경색 수술후 무척쇄약해진모습으로 형부보다 먼저갈까 걱정이던

언니는 한동안 많이 힘들겠지만 아들,딸 며느리들이 효도를 다하니

차차 일상으로 돌아오겠지만 언니도   멀지않은 느낌이온다

피붙이, 피를나눈 부모형제 한집안 식구들의 이별선상에서 나는 담담히 내마음을 추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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