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내친구 꽃가람

안뜰 2016. 1. 27. 09:32

가을의 끝자락으로 비가 내리고 있다.

동네마다 큰길 작은길 옆에 초등학교 교정둘레 나무에도

나무있는곳 들풀이 있는곳까지 빗속에 가을이 예쁘게 내려 앉았다.

 

우산을 쓰고 나가볼까 하다 김치를 담그고 피곤해

베란다로 나가 창문을 열고밖을 내어다본다.

 

우이천변 벗꽃길 개천가를 두루 살피다보니 건너편 내친구꽃가람이살던 아파트단지

주변 나무들도 비에 젖어 예쁜 가을색 투성이다.

일년중 가을에 색갈이 가장 예쁘다고 나혼자 중얼거리고는

어제 이사간 그친구를 생각한다.

 

경기도 자그마한 시골초등학교 6년을 우리는한반에서 함께였었다.

세월이 흐르고 삼십여년전 우연히 가까운 곳에 살고있어 우리는또 그옛날처럼

줄곧 정을 나누며 살아왔는데 이제는 가까이에 꽃가람이 없다.

 

얘! 너 뭐해! 지금 나올래?

벗꽃 나무밑, 우리는 늘상 거기 앉아 가족을 얘기하고 추억,고향에 추억들을

얘기하고 세상사를 이야기하고는 했다.

나도 기억 못하는 내어릴적모습 ,도시락 반찬, 우리집 식구,한사람 ,한사람을 다기억하던

친구 (우리집이 학교에서 이십여분 떨어진곳이고 그친구는 학교 운동장옆)

우리동네에 자주와 올라가 놀던 산언덕까지도 우리는 추억속에 함께 있으며

언제나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나누고는 했는데......

 

늙어서도 각자의 분신을 챙기며 살아야하는 우리세대, 친구는 어제 딸네집  곁으로이사를 갔다.

아주먼곳이 아니라 어쩌다 만날수는 있겠지만 예전처럼

너! 집에 있어!  이것좀 줄까? 너 이거 먹을래! 이럴수는 없겠지요.

가슴 한편이 허전해온다 친구야! 어디에서든지 건강해!

그래야 우리 또 만나지.....

 

 

 

 

 

 

 

 

 

출처 : 아름다운 60대
글쓴이 : 아침산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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