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스크랩] 시각장애인과 잠깐 같이 걸었습니다

안뜰 2016. 1. 24. 07:23

오늘 낮에 쥐띠방님들 몇이서 산행방 뒷풀이에서 만나자는 연락을 받고

나는 4 호선 수유역에서 열차를 탔다.

수락산역 3번 출구로 약속을 해서 노원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해야 했다.

 

노원역 가까이 전철이 움직여 갈때 웬 시각장애인여자분이 혼자말로

노원에서 내려 7호선 탈려면 더 끝쪽으로 가야지!

아주 큰 목소리로 말하며 차뒤쪽으로 주춤 주춤 걸어가 힘들게 문을밀고 다음칸으로 걸어갔다.

 

나는 노원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하려고 내려 계단쪽으로 걸어가다보니

아까 큰소리로떠들며 내앞으로 지나가던 그여자분이 걸어가고 있었다.

저~나도 7호선 타러 가는데 좀 도와드릴까요?

네! 고마와요..

아까 7호선 타신다고 말하며 가시는걸 봤어요..

아 그러셨구나 ..

고맙다며 그 여자분은 내팔을 자연스레 꼭 끼며 같이 걸었다.

 

나이도 나랑 비스듬해보여 난 넌즛이 말을 걸었다.

어데를 다녀오셔요?

아! 창동하나로마트 에 냉이도 사고 장보러 갔다와요.

네,댁이 어디신데... 가까운곳에서 사시지..

동네서사면 물건이 너무 안좋아요 냉이뿌리가 쎄고 억쎄고

바지락 넣어 냉이국 끓이면 얼마나 맛있어요...

계단이두곳 에스컬레이터가 두곳..

눈 멀쩡한 나도 복잡한  환승까지 하는 지하철로 장을 봐

남편과 아들 식구들을 위해 음식을 만든다는 그여자분의목소리는 세상

어느 엄마 보다  삶의 기쁨과 환희가 넘치는듯 맑았다.

고마왔어요...네, 조심해 가세요....

 

참 많은것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었다.

건강한 몸과 세상을 마음대로 볼수있는 눈을갖고도 부족하다 툴툴거리며

가족들위해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냐고 공치사 한적도 있던 내가

너무도 못나게 느껴지는 이시간 모두에게 감사에 눈길을 보내본다.

건강하게 날 이세상에 보내준 저세상에 계신 부모님과 내 가족들에게....

 

출처 : 아름다운 60대
글쓴이 : 아침산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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