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고향의 맛

안뜰 2019. 4. 12. 17:32



요즘 우리동네는 눈길가는곳마다 꽃들이 유혹하듯 피고있다

모처럼 쑥을 캐보러 갈까~

검은 비닐두어장 꼬마가방에 넣고 산을 올라간다

이미 진달래는 반은 지고 있지만 겨우내 검은모습으로 서있던 나무가지끝으로는

 연초록의순이 나오는 산의모습을 쳐다보며 정상을 넘어 산아래 공원근처 쑥 동산으로 갔다

두어해전 쑥을 찾아헤메다가 발견했던 곳이다


바로찾아가긴 했는데 어라! 쑥이 영 어리다

어떡하나 그래도 왔으니 쫌 뜯어 가야지 .....

몇발작을 내려서 쑥이 드문드문한곳으로 가서뜯기시작했다

에구 에구 너무작아 손으로 뜯자니 영 신통치가않다

얼마있다 뒤를 돌아보니 내가 그냥 지나와 버린곳으로 두여자가 배낭까지 메고와

그냥 한자리에 앉아 연신 잔뜩캐고있다


다른 어떤 노인이 내게왔다 "에이구!쑥이 어리네 "

그래도 아직 약 안쳤으니 조금뜯어다 빈대떡을 할라구...

자기가 뇌졸증으로 쓰러졌었다며 이런저런 얘기를 하며 칼을 갖고 오려야지.....

 큰쑥이나 손으로 뜯는 거라고 말하며 쑥찾아 저쪽으로 가니

이번엔 더 나이 많아보이는 다른노인이 내게 쑥개떡에 검은콩을 넣으면 아주맛있다며

붙지않게 찌는법까지 설명해주며 공원으로 내려갔다


나는 시골이 고향이지만 나물을 별로 해본적이 없고 봄이면 어머니나 올케언니가

 들이나 산에서 뜯어와 만들어주던  맛있는 나물반찬의 맛, 쑥버무리,쑥개떡의 맛은 잘 알고 있다 

해마다 나물의 계절이 오면 경동시장이나 슈퍼마켓 나물들을 사다가 반찬을 만들어 먹지만 그 옛날만큼 맛있지않다

엄마, 올케언니의 솜씨를 떠올려본다 "그때는 참 맛있었는데......"

난 해마다 봄이오면 어린날 고향의 밥상위에 나물들 맛을 그리워하며 이미 오래전 하늘로 떠나간 고향의 가족들을 그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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